내 나이 50대 초반
“당신, 요즘 웃질 않아요.”
남편의 이러한 한문장의 말이, 내 여행의 출발점이었다.
갱년기.
몸은 뜨겁고, 마음은 싸늘했다.
잠은 오지 않았고, 이유 없는 눈물이 앞을 가릴 때도 있었다.
무언가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.
그래서 짐을 쌌다.
목적지는 오사카.
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떠났다.
🛫 혼자 떠나는 비행기 안, 낯선 두려움과 묘한 해방감
비행기 좌석에 앉았을 때, 두려움이 몰려왔다.
이 나이에 혼자 여행이라니, 무모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었지만,
그보다 강했던 감정은 ‘해방감’이었다.
가족을 돌보지 않아도 되고, 회사 일에 시달리지도 않는 시간.
“지금부터는 나를 위한 시간이다.”
비행기 안에서 나에게 주문을 외듯 이 한 문장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.
🚶 오사카 골목길, 느리게 걷는 법을 배우다
혼자 걸어본 여행지는 달랐다.
누구의 눈치도, 일정도 없이 나의 속도에 맞춰 걷는 여행.
유난히 햇살 좋던 오사카 골목길에서, 나는 오랜만에 ‘멈추는 법’을 배웠다.
카페 앞 나무의 그림자, 지나가는 고양이, 이름 모를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…
그 모든 게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.
“지금 괜찮다고, 당신 참 잘하고 있다고.”
💭 혼자 있는 시간, 억눌린 감정이 말 걸어온다
혼자 있는 시간은 때때로 외롭지만,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.
다행히 오사카의 날씨는 화창했다.
한국에서는 늘 뭔가를 참으며 살아왔었다.
엄마니까, 아내니까, 직장인이니까…
하지만 그곳에서는 아무 역할도 필요 없었다.
그저 나 자신으로 머무는 시간.
그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이 지치고, 외로웠고, 애썼는지를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다.
🌸 갱년기, 피해야 할 시기가 아니라 ‘나를 만나는 시기’
오사카에서 돌아온 후, 누군가 내게 물었다.
“갔다 오니까 좀 나아졌어요?”
나아졌다기보다는, 이제 조금은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.
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오는 변화다.
하지만 이 시기를 도망치기보다, 마주하는 방식이 여행을 통해 바뀌었다.
몸이 달라지면,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.
하지만 마음이 단단해지면, 몸도 덜 힘들어진다는 걸 느꼈다.
✨ 혼자 해외 여행이 준 선물 – 심리적 치유의 시작
- 갱년기를 겪으며 느낀 감정들은
🔸 소외감
🔸 이유 없는 분노
🔸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
그 감정들이 여행 중 조금씩 녹아내렸다.
✔️ 내가 겪은 가장 큰 변화는 ‘자존감 회복’이었다.
낯선 곳에서도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경험은,
“나는 괜찮은 사람”이라는 믿음을 다시 찾아주었다.
📌 혼자 여행을 꿈꾸는 갱년기 여성에게 드리는 작은 팁
- 첫 여행지는 가까운 나라부터 시작하세요.
일본, 대만, 베트남 등 비교적 편한 곳이 좋아요. - 일정을 느슨하게 잡으세요.
‘무조건 이걸 해야 해!’보다 ‘이 시간엔 쉰다’를 일정에 넣어보세요. - 스스로에게 말 걸어보세요.
“오늘 내 기분은 어때?”, “지금 내 몸은 어떤가요?”
이런 질문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됩니다. - 기록하세요.
글로, 사진으로, 마음으로…
혼자만의 감정을 담아두는 것도 치유의 한 과정이에요.
💌 여행 마지막날 일기
혼자 떠났지만, 돌아와 보니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어요.
내 안의 나와 조금 더 가까워졌고,
갱년기라는 이름의 시간을 조금은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거든요.
혹시 지금,
여행을 망설이고 계신가요?
한 번쯤 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보세요.
두려웠지만 막상 떠나고나니 새로운 모든 것에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
갱년기란, 사실 나를 돌볼 수 있는 두 번째 청춘일지도 모르니까요.
당신은 어떤 갱년기를 지나고 계신가요?
혹시 혼자만의 여행이 위로가 된 순간이 있으셨나요?
댓글로 이야기 나눠주세요.
당신의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의 용기가 될지도 모르니까요.